고유 종교

각국의 국민은 자신들의 기원과 관련된 고유신을 모신다. 즉 자기 국민의 생성과 관련된 고유한 종교를 가지고 있다. 물론 오늘날에는 종교의 보편화로 자기 국민의 기원과 관련이 없는 타민족의 종교를 수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우리 국민의 기원과 관련된 고유신은 존재하고 우리의 선조들이 신앙하였던 고유한 종교는 존재하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신앙의 대상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신앙의 대상은 태양이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고대나 중세까지도 아침에 뜨고 저녁에 지는 태양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따라서 태양신과 관련된 종교가 다수 존재하였다. 그 다음으로 신앙의 대상이 된 것은 우주자연이다. 그리고 일부 야만인들은 동식물을 숭배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맹수는 사람을 해치는 악의 정령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빛의 신인 광명신, 해, 달, 별의 신인 일월성신, 북극성과 북두칠성의 신인 칠성신, 풍운뢰우의 신과 산릉택천의 신, 수화목금토의 신, 토지와 곡식의 신, 바다의 신인 용왕신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신은 초기의 원시종교의 신일뿐 우리의 대표적인 고유종교의 신은 아니다. 그리고 귀신은 신과 반대되는 부정한 기운으로 부조화와 역행을 행하고, 무당은 신이 아니라 주로 귀신이나 신장을 모시고 굿하는 집단이다.

원시종교 초기에는 이러한 우주자연물 자체를 신으로 여기고 신앙하다가 인간의 지각능력이 발달하면서 부터는 이의 주재자를 신성시하였다. 신께 제사올릴 때에는 소, 말, 양, 돼지, 닭, 꿩, 물고기 등과 같은 희생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또 신앙의 대상이 된 것으로 사람의 혼백과 신령이 있다. 신령은 광명, 일월성진, 풍운뢰우, 수화목금토, 명산대천, 강, 바다, 호수, 사직, 구릉, 거목, 묘지등을 다스리는 사람의 혼백이므로 엄밀한 의미에서는 신계의 신과 구별해야 하지만 신의 보조자로 인간과 우주만물을 다스리는 존재로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역대왕조의 왕과 학문이나 도력이 높거나 현실에서 공이 많은 사람들이 신령으로 숭배된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는 자신의 조상님을 신령님으로 모시고 제사한다.

산상은 상고시대에 상제를 봉한 것이고, 성황당은 거목에 환웅상을 봉한 웅상에서 유래된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성황으로 불리다가 조선시대에는 성황사, 성황당으로 불리었다. 성황당은 거목에 깃든 신이나 신령님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신다. 성황당의 수호신은 주로 해당 지역과 연고가 있는 유명인사의 신령인데 간혹 환웅을 모시고 제사하는 곳도 있다.

우리의 역사기록에 의하면 다른 국가의 고대 원시종교에서 보이는 자연신과 관련된 기록들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우리 국민의 생성과 관련된 신교(神敎)라는 종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교가 우리 신에 대해 교육하는 우리의 고유한 전통종교이다. 신교는 일신 즉 삼신 즉 황천후토 즉 천신지기을 모시고 천부경과 삼일신고, 참전계경과 삼황내문경과 같은 경전으로 교화하는 전통종교로 환국, 배달국, 단군조선, 북부여와 후삼한, 사라,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 통일 신라와 대진국(발해)시대의 신단, 신궁, 수혈, 신사는 그 유적이다. 고려와 조선시대의 환구단, 원구단(원단), 제천단과 신사도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민족의 종교사상과 관련된 용어로 천지인(天地人)이 있다. 천지인은 하늘, 땅과 사람의 3재로 보기도 하고, 신계, 우주만물계, 인간황천계의 삼계로 보기도 한다. 세상은 저승인 천궁, 6천천과 9천천 및 이승인 인간세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세상은 분리되어 존재하지만 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종교의 형태에 따라 천신(天神)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천지만물 일체를 신으로 보거나 자연물에 깃든 신령을 신으로 보는 범신류의 종교는 천신지기, 황천후토 중에서 하늘에 존재하는 것들, 즉 이기, 빛의 광명신, 일월성신, 칠성신, 풍운뢰우와 번개 및 소리의 신 등을 천신이라 하고, 땅에 존재하는 것들, 즉 황천, 토지와 곡식의 신(사직신), 수화목금토의 신, 명산대천의 신, 강과 바다의 신, 호수신, 벌판신, 거목의 성황신 등을 지기 또는 후토라고 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 국민은 우리 고유의 전통종교인 신교(神敎)를 신앙하였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불교, 유교, 도교가 민간에 전파되면서 그 영향력이 약해졌지만 조선시대의 역사책에도 신교에 관한 기록들이 남아 있다.

신교의 제사장인 삼인들은 소도 신궁에서 삼신께 기원하는 일을 주업으로 하였지만 새해에는 소발굽이나 거북등이 갈라지는 형태를 보고 한해의 길융화복을 점치기도 하고, 3·7일을 기한으로 고유한 명상에 잠겨 심신을 수련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또 천문, 지리, 인사와 같은 자연철학과 인문학과 다양한 업무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의 역사책은 신교의 경전으로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을 열거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경전들이 특정종교의 경전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 경전은 우리 국민 고유종교인 신교의 경전들이다. 천부경은 신과 세상과 인간의 생성원리를 기록한 경전이고, 삼일신고는 신과 천궁 그리고 세계와 인간에 대해 기록한 경전이고, 참전계경은 신교의 사람들이 지켜야 할 종교규범이자 백성들이 지켜야 할 생활규범을 기록한 경전이다.

상고사와 고대사와 중세사 뿐만 아니라 근세 및 근대사에도 우리의 신교와 관련된 수많은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신라시대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우리의 신교를 복원하려는 노력들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고 한다. 각 국이 지향하고 있는 전통종교의 복원사업은 획일성을 지양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시대정신과 결합하여 앞으로 더욱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