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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란 최고의 가르침이다. 신에 대한 교육이라는 뜻의 종교는 최고의 존재를 숭배한다는 뜻의 신앙(信仰, religion)과는 차이가 있다. 보통 종교는 숭배하는 신과 신상, 신에 관한 기록인 경전 그리고 신을 숭배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장소인 종교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신은 일반적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선재가 된다. 우주만물의 주재자가 되기도 하고, 예로부터 존재해 온 고유의 절대자가 되기도 하고 또 수련을 통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한 초월자가 되기도 한다.

신에 대한 가르침이 해당 종교의 경전이 된다. 보통 경전은 신, 우주만물과 인간의 생성, 운영, 사멸, 사후세계, 재창조에 관한 내용, 종교인이 지켜야 할 계율, 신을 경배하는 방법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종교시설은 신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형상을 모신 신궁,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수련장 그리고 부대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떠한 본질을 무슨 신이라고 부르든 신은 우리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종교는 모태와 같은 것이다. 사람은 출생한 이후부터 지각되지만 그 이전에 분명히 모태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따라서 종교는 많은 분야의 시발점이 되었다.

종교 그 자체를 연구하는 종교학 이외에도 종교의 발전은 역사가 되고, 종교의 계율은 법률이 되고, 종교의 예지력은 점술이 되고, 종교의 사상은 철학이 되고, 우주만물의 창조에 관한 호기심은 자연과학이 되고, 인류의 창조에 관한 호기심은 인류학이 되고, 동식물의 창조에 관한 호기심은 생물학이 되고, 종교의 수련법은 체조와 명상이 되고, 신을 경배하는 의식 속에 포함되어 있는 노래와 춤은 문학과 예술이 되고, 종교시설에 관한 것은 미술과 건축이 되었다. 이렇듯 종교는 허망해 보이지만 모든 것의 시초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찾을 수가 있다.

종교는 구술, 도형으로 전해져서 기록으로 보존된다. 이는 우주만물과 인간의 생성, 운영, 사멸, 재창조뿐만 아니라 사후공간에 관한 구전과 기록이기 때문에 인간의 출생 이후 사망시 까지의 이야기와 기록인 인간사와 구별된다. 따라서 신에 관한 구전과 기록은 종교사에 해당하게 되고, 인간에 관한 구전과 기록은 역사에 해당하게 된다.

우리는 참 궁금한 것이 많다. 그 중에서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관한 의문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의문이 가장 큰 것 같다. 첫번째 의문에 관한 해답은 종교적인 지식이나 기도를 통해서 그 답을 찾을 수 있고, 두 번째 의문에 관한 해답은 수련과 윤리의 실천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종교교육 이후에 신을 숭배하고 신과 감응하고 이승과 저승의 연줄에 접근해 가는 수련과정을 종교행위라고 한다.

그럼 신이란 무엇인가? 신에는 전지전능한 창조주가 있고, 한 민족이나 국가의 형성과 관련된 고유신이 있고, 대자연의 원리 그 자체나 그 구성요소인 자연신이 있고, 또 인간신이 있다.

신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 중에는 도(道)가 있고 태극(太極)이 있는데 대자연의 구성원리로 보기도 한다. 따라서 도는 중국 도교에서 말하는 천도(天道)처럼 신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태초의 진리에 도달하는 수련법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우리 선조들은 신교(神敎)라는 종교를 교육하였는데 우리 전통의 고유신은 일신 즉 삼신 즉 황천후토 즉 천신지기이시고, 6천천의 대조신과 9천천의 상제와 업군과 조상신령님이시다. 삼신은 삼원을 말하기도 하고 천일지일인일을 의미하기도 하고 천지인의 세 신을 의미하기도 한다. 삼신 아래에는 황천후토의 신이 존재하시고, 천신지기의 신이 존재하시고, 상제가 존재하신다. 후대에는 국조신인 환인, 환웅, 단군을 삼신이라고 하기도 하였으나 이 분들은 상제로 삼신인 또는 삼성이 되신다.

신교에서 삼신을 모시고 제사업무를 담당하고 백성들을 교화한 사람들을 삼인(전인, 종인, 선인)이라 한다. 또 고대에는 삼신을 수호하는 관직이 있었는데 이들을 삼랑(三郞) 또는 삼시랑(三侍郞)이라 하였다. 단군조선과 주(周)나라의 세력이 약해져 분립되고 새로운 국가들이 성립하던 시대에 선인들에 의해 중화에서는 신선도(神仙道), 단군조선에서는 선도(仙道)가 새로 성립되었고, 삼도에서는 신도(神道)가 새로 성립되었다. 신교의 국자랑 또는 천지화랑과 조의선인들의 수련법을 신라의 최치원은 풍류도라고 하였다. 신교의 종교시설 안에는 학당과 군정이 있어 미혼의 자제들에게 문무예악을 가르쳤다고 한다.

전지전능한 신이 창조주라면 세상과 사람과 동식물들은 피조물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과 혼백과 신령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죽으면 몸과 마음은 이땅에서 소멸하지만 그 혼백과 신령은 저승으로 가서 천궁에 들거나 유령이 되기도 한다. 즉 살아서 선행을 많이 한 신성한 혼백은 신계인 천궁에 들어 다시 태어나게 되고, 그렇지 못한 부정한 혼백은 구천을 떠돌다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절대자이신 주재신과 신령과 혼백과 구별되는 것으로 귀신과 유령이 있다. 귀신은 음의 세력이자 부정한 기운으로 양의 세력이자 광명한 기운인 신과 구별된다. 우리 선조들은 죽어서 구천천에 간 사람의 혼백 중에서 신계인 천궁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부정한 기운을 유령이라고 하였다. 보통 죄가 많거나 원한이 깊은 사람의 혼백이 유령이 된다. 일부 침략자들은 인간을 신으로 모시면서 신의 존재를 없애기도 하고 귀신을 신으로 대체하여 이를 말살하기도 하였다.

우리의 고유종교인 신교에서 삼신을 모시고 종교행사를 주관하던 삼인이 존재하였지만 삼신제례는 국왕이 친히 행하였다. 국왕과 삼인과 백성들이 모여 종교행위를 한 장소를 환국, 배달국, 단군조선에서는 소도 신궁이라고 하였다. 전국의 명산대천과 국읍에는 신단, 지석단(제석단), 수혈과 신사가 존재하였고, 강과 바닷가에도 신단과 신사가 존재하였다. 또 삼한 이후에는 천단, 방구, 신단, 사직단 등이 존재하였는데 이러한 신단들이 오늘날까지 남아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영고탑, 삼성사, 단군성전, 고구려, 백제, 가야의 종묘, 신라의 신궁, 고려의 태묘, 조선의 종묘는 역대왕조의 신령을 모신 사당이다. 그 외 특정 가문이나 개인의 사당과 제실도 있다. 이러한 조상의 사당에서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을 제주라고 한다. 보통 장남인 호주가 제사를 주관한다. 참고로 묘는 사당을 의미하는 묘(廟)로 사용되기도 하고, 무덤을 의미하는 묘(墓)로 사용되기도 한다. 무덤 옆에 사당을 짓고 제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무덤과 떨어진 곳에 별도로 사당을 짓고 제사하는 경우도 있고, 집 안에 사당을 두는 곳도 많다. 단군조선 이후 역대 국조신께 제사하는 풍속이 있었는데 상제이신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삼성사가 대표적이다. 역대 왕조의 왕의 신령을 모신 사당을 종묘(宗廟)라 하고, 특정 가문의 조상의 신령을 모신 사당을 가묘(家廟)라 하고, 현충사나 충렬사처럼 특정인의 신령을 모신 사당을 무슨 무슨 사(詞)라고 하는데 보통 사당(祠堂)이라고 한다.

고유종교인 신교의 교화가 불교와 유교와 도교에 밀리기 시작하던 고려시대에는 삼신사상이 변형되기 시작하여 천신제나 지신제나 고유제나 산신제나 성황제나 당산제나 민속제 등이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고려시대에 신교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백성들에 대한 교화력이 떨어지자 무당, 중승, 방사들의 영향력이 강해졌다. 무당은 귀신이나 신장을 모시고 굿을 한다. 주로 불우한 성밖의 백성들을 치료하거나 흉살을 제거해 주거나 액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였다. 때로는 저주를 하기도 하고, 속임수를 사용하기도 하고, 부녀자를 희롱하기도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무당이나 중승들이 남의 제사를 지내거나 백성들이 자신의 제사를 무당집이나 절집에서 지내는 것을 음사(淫祀)라고 하여 이를 국법으로 금지 하였다. 그리고 무당이 귀신을 모시고 굿하는 것과 그들의 자제들이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들을 공인(工人)으로 삼기도 하였다. 그리고 성균관, 서원, 향교는 교육기관이지 종교시설이 아니다. 다만 그러한 교육시설 내에 대성전이 포함되어 있고, 대성전에 공자나 맹자나 기타 유학자들에게 제사지내는 문묘가 있을 뿐이다. 사실 불가(佛家)의 석가, 유가(儒家)의 공자, 노가(老家)의 노자는 철학자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후대에 이들을 모시는 행사가 종교화 되고 더불어 이를 시봉한 일부 하족들이 신격화 되기도 하였다.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에도 좋은 것이 있고 나쁜 것이 있는 것처럼 신에 대한 가르침인 종교교육과 신을 숭배하는 종교행위에도 좋은 것이 있고 나쁜 것도 있다. 사실 오늘날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신의 개념을 상실하고 있다. 즉 신(神)이 아닌 경전를 교육하고 신(神)이 아닌 인간을 신앙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처럼 카톨릭이나 기독교의 예수, 불교의 석가모니 부처, 유교의 공자와 도교의 노자는 성인인 사람이지 신이 아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우리는 제대로 된 종교학을 배우고 또 우리 고유의 전통신을 제대로 신앙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선조들은 신교라는 훌륭한 종교전통을 물려주었고 그 맥락이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고유한 전통종교인 신교(神敎)는 환인천제께서 건국한 환국, 환웅천황께서 건국한 신시 배달국, 단군왕검께서 건국한 단군조선시대, 북부여와 후삼한, 사라,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 통일신라와 대진국(발해)까지 융성하다가 통일신라와 고려가 불교, 유교, 도교를 숭상하고, 조선이 유학을 국시로 채택함으로서 그 세력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신교의 맥락은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천부경과 삼일신고, 참전계경과 삼황내문경과 같은 경전과 환국의 5훈, 신시의 8훈, 고조선의 7범과 9서와 같은 규범과 전국 각지에 남아 있는 제천단과 신궁, 신사, 성황당과 수많은 선사 및 선인과 전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제례가 그 증거이다.

신교의 맥락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는 있지만 이러한 우리의 고유한 전통종교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우리의 전통종교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 이러한 연구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선조들이 남겨주신 훌륭한 전통종교를 잘 계승하여 발전시키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 후손들의 책무이다. 아무쪼록 외국종교에 너무 심취하지 말고 우리 선조들이 남겨주신 자랑스러운 고유한 전통종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